'2018'에 해당되는 글 7건

  1. 마지막 주행 2018.12.23
  2. 空中에서 2018.12.21
  3. 새로운 죽음 2018.06.16
  4. 사소해진다 2018.04.26
  5. 마주보기 2018.03.14
  6. 근사한 상상 1 2018.02.11
  7. 빵굽는 타자기 2018.01.16
마지막 주행
from 2018 2018. 12. 23. 18:07

 

 

추위가 오기 전에 베스파를 타고 나섰다.

올해의 마지막 주행이 아닐까...

오랜만에 점화플러그를 교체했다.  

가볍게, 한번만에 시동이 걸린다.

 

교체한 새들시트의 스프링이 몹시 부드러웠다.

이런 출렁임을 미국식 승차감이라고 하지 아마도,  

달리는 동안 내내 델마와 루이스가 떠올랐다.

정확히 말하면 느긋한 도주가...

 

몇가지 교체한 부품들이며 액세서리를 테스트했다.

이베이에서 구입한 오리지널 혼도 이상무.  

원래 달려있던 것도 오리지널이지만 살이 조금 눌린 부분이 있었다.

오리지널이고 황동제품으로 최대한 온전한 형태를 갖춘 녀석을 찾았다.

해외구매이다보니 사진을 주의깊게 확인했다.

 

잔뜩 눌러붙은 때는 금속연마제로 닦아주었다.

애초부터 광을 냈다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었을텐데

금속연마제를 이용하면 그다지 힘들지 않게

본래의 광을 찾을 수 있다.

 

  -Original 6V Horn / 좌측은 판매자가 올린 사진, 우측은 금속연마제로 때를 벗겨낸 후

 

 

연료게이지도 원래의 부레를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연료게이지에 장착되어있던 부레는 직접 NBR 고무를 가공해서 만든 것이다.

원래의 부레는 플라스틱 케이스 내부에 코르크가 들어있었다.

그 코르크를 NBR 고무로 교체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플라스틱 케이스의 뚜껑은 그대로 두고

아래 몸통 부분을 반대로 뒤집어 장착했는데 정상작동한다.

결국 플라스틱 케이스에 들어간 기름의 무게가 문제였다.

들어오는 기름을 막을 수 없다면 잘 나가게 하면 된다.  

 

발판이라고 해야 하나?

Floor board에 붙이는 고리도 장착했다.

스탠드를 고정하는 볼트로 조이는 방식이다.

덕분에 거의 바닥에 눕다시피해서 낑낑거려야 했다.  

센터에서 장착하면 쉬웠을텐데 말이다.

 

   -Floor board에 장착하는 Luggage Hook, 브레이크등의 스위치도 회색으로 교체

 

 

베스파는 이제 거의 손볼 데가 없다.

다만 60년대생이다 보니, 중간에 리스토어를 했어도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볼트를 조금 세게 조이거나 하면

나사선이 뭉개지거나 페인트가 깨지는 일이 생긴다.

 

다행히 내 베스파는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부분이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이 먹은 티가 나고 있다.

만일 리스토어를 하게 된다면 그때 장착해야지 하고

부품이며 액세서리 등을 모아둔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이든 고양이처럼 한물간 록스타처럼

틀림없이 그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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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中에서
from 2018 2018. 12. 21. 03:44

가을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겨울을 달리고 있다.

 

베스파를 타고 샵에 다녀왔다.

새들시트를 바꾼 뒤 첫 주행이었다.

그동안 몇 가지 액세서리를 장착했다.  

브레이크등이 오락가락 하던 문제도 해결했다.

램프 쪽이 아니었다.

브레이크와 연결된 스위치가 문제였다.

풋브레이크 패달도 교체했다.

 

그때가 여름이었나? 

오디오방에서 음악을 듣다가 '밤의 피크닉'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펼쳐들었다. 단숨에 마지막장까지 내달렸다.

경쾌한 느낌, 이렇게 글을 써도 되는구나 라는 생각

 

11월이었다.

Cigarettes After Sex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관객들 중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듯 싶었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자꾸만 습관으로부터 떠오른다.

그래도 괜찮다.

기어이 돌아갈 테니까

그것이 나의 중력이니까

 

 

   2018.11.4 Cigarettes After 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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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죽음
from 2018 2018. 6. 16. 10:10

 

 

 

할머니는 오래 전에

이미 장기기증을 신청해놓으셨다.

덕분에 장례식이 수월했다.

돌아가시는 길을 배웅나가는 것이 전부였다.

어머니도 할머니처럼 돌아가는 길을 준비해놓으셨다.

나도 그래야겠다 라고 했는데, 아마 그렇게 되겠지.

벌써 2년이 지났다.   

 

파주출판도시에서 살게 된지 2년째 되는 달이다.

집이라는 공간은 때로는 좁고 넓다.

그래서 방황이 자란다.

방황의 줄기를 타고 올라가면 어김없이 외눈박이 괴물과 마주한다.  

그의 대사는 한마디가 전부다. 

"돌아가"

돌아와 담배를 입에 문다.

밤이 오는 거리가 고요하다.

 

헌책방을 다녀왔다.

몇곳이 있는데 대부분 이름만 헌책방이다.

허탕을 반복하다 찾은 세번째 헌책방. 시계바늘이 멈춰있었다.

시집에 한해서는 그랬다.

낯익은 스승의 시집도 있었다.

새로운 죽음은 없었다. 

 

나는 여름을 싫어했다.

그런데 자꾸 땀방울의 서늘함이 좋아진다.

그린과 블랙이 있고 레드와 옐로우도 본다.

그 서늘함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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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진다
from 2018 2018. 4. 26. 10:16

 

 

오랜만에 R&C에 들렀다.

삼각지역에서 옮긴 후 첫 방문이었다.

이곳을 알게 된지도 10년이 넘었다.

 

간단한 정비를 하고 몇가지 부품을 바꿨다.

우선 베스파 키를 'Vespa'가 새겨진 것으로 바꿨다.

사고가 나서 리스토어 하게 된다면

그때 하려고 미뤄놨던 것이었다.

 

발판 풋레일의 앤드캡(End Cap)도 알루미늄 소재로 교체했다.  

원래 있던 것은 크롬 마감의 플라스틱 소재였다.

레일 고무를 끼울 때 잘부서지곤 한다.

알루미늄 소재는 그럴 염려가 없는 반면

비교적 광택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플라스틱 크롬 앤드캡과 알루미늄 앤드캡 비교. 광택을 내기 전이다.

 

금속광택제로 닦아주니 크롬 못지 않게 반짝인다.

아니 반짝임에서 깊은 멋이 느껴진다.

라이트 스위치도 SIP 프리미엄 제품으로 바꾸고

브레이크 등이 안들어오던 문제도 해결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보면 볼수록 사소해진다.

사소해질수록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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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기
from 2018 2018. 3. 14. 16:38

 

 

겨우내 봉인해두었던 베스파를 꺼냈다.

Stadium의 Mirror를 장착했다.

헤드라이트도 Siem 제품으로 바꿨고

와이어 커넥터도 부착했다.

올드베스파는 리스토어를 어디에서 했느냐에 따라 완성도에 차이가 있다.

겉모습만으로는 알기 힘들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아쉬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시동을 걸고 테스트해 보았다.

그런데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는다.

전구를 갈아끼워도 감감무소식이다.

원인이 뭘까?

 

오래 전에 마주보기라는 시집이 있었다.

기억이 희미하다.

우리라는 단어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마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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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상상
from 2018 2018. 2. 11. 07:19

 

지중해 주유소가 있었다.  

그곳에 들릴 때마다 근사한 상상이 떠올랐다.

조금 더운 날씨여도 좋을 것 같다.

파란 하늘 아래, 땀과 기름 때로 얼룩진 조종사가 말한다. 

"돌아오지 않을 만큼 넣어주세요" 

그러나 서울에 비행기를 위한 주유소는 없다.

단지 이름이 그랬을 뿐이다.

 

근사한 상상이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자리를 잡고서 몸을 기대거나 턱을 고인다.

아마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침묵의 자세일 것이다.

그러니까 물끄러미 빠져든 혼자라면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쿼키라이터의 키캡을 새로 꾸몄다.

Datamancer의 키캡을 구매해서 색깔과 디자인을 바꿨다.

이곳은 고전적인 테마의 키보드, 액세서리 등을 수작업으로 제작해서 판매한다.

꽤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였는데

용기를 내보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쿼키라이터의 본래 키캡은 물론이고

다른 원형키캡들에 비해 크기가 작다는 것이다.

덕분에 오타 나는 경우가 줄었다.

키캡 사이의 간격도 넓어져서 더 타자기스러워 보인다.

 

 

 

원형 키캡들은 플라스틱 위에 글자가 인쇄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Datamancer의 키캡은 금속 케이스에 투명 아크릴(아마도?) 부품과

글자가 인쇄된 종이, 스위치에 끼울 수 있는 플라스틱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손이 닿아서 글자가 뭉개지거나 때가 타는 경우가 없다.

키캡 뒤로 금속 케이스의 단단히 조여진 부분을 벌리면

분해해서 원하는 디자인을 넣을 수 있다.

 

키캡을 주문하면 완성된 상태로 도착한다.

한글이 필요하다고 문의했더니 친절하게도 없는 레이아웃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글자의 크기며 서체 등이 서구의 엔틱 취향이었다.

그래서 색상이며 글자를 마음대로 바꿔 봤는데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온 듯 하다.

꽤 힘이 들고 인내심이 필요했다.

'나는 왜 이럴 수 밖에 없을까' 라고 내내 머리 속을 맴돌던 푸념..

 

 

 

나만의 키캡을 완성했다.

근사한 상상이 문을 두드렸다.

"주문한 상상이 도착했습니다" 라면서 말이다. 

 

당분간은 이 객실에서 머무를 생각이다.

 

그러니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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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from 2018 2018. 1. 16. 20:18

 

폴오스터의 소설 제목이다. 노르웨이의 고등어처럼 상념의 파워를 지녔다.

그런데 그 뿐이다.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두 번째 쿼키라이터가 도착했다. 뒤에 'S'가 붙어서 'QWERKY WRITER S'...

디자인과 기능이 살짝 달라졌다.

이전 쿼키라이터는 카일 청축 스위치였다. 

쿼키라이터 S는 체리 청축 스위치로 바뀌었다.

키캡을 한글폰트가 있는 ABKO 레트로 키캡으로 바꾸고, 오링 작업도 했다.

확실히 청축의 소리가 줄어들었다. 키감이 사뿐거린다.

 

  *퀴키라이터 S

 

눈에 띄는 변화는 사진 오른쪽의 스페이스 키캡.

다른 키캡들처럼 크롬 테두리로 마감되었다. 별 감흥은 없다.

양쪽의 둥근 손잡이는 원래 플라스틱 장식이었다. 예쁘지도 않았고 만들다 만 것 같았다.  

쿼키라이터 S의 둥근 손잡이는 깔끔한 크롬 코팅 마감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돌아간다!'

오른쪽 손잡이를 돌리면 음량이 조절되고, 왼쪽은 스크롤 기능이 들어갔다.

잠깐 사용해봤는데 꽤 편하다.

 

  *리턴바 아래로 왼쪽 둥근손잡이. 돌리면 스크롤된다.

 

  *반대편 오른쪽 둥근손잡이. 돌리면 음량이 조절된다.

 

전원선도 달라졌다. 원래는 고무재질의 저렴한 선이었는데

오디오케이블의 익스팬더처럼 천 재질의 마감이 더해졌다.

이전과 비교하면 조금 고급스러워 보인다.

키보드와 전원선을 연결하는 부위도 튼튼히 고정되게끔 신경을 썼다.

왠만해서는 건드려도 분리되는 일이 없겠다.

 

  *전원선에 천 재질의 피복이 덧입혀졌다. 본체의 연결부위도 꽉 끼워지도록 개선되었다.

 

가장 반가운 변화는 따로 있다.

이전 버전은 오직 블루투스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절전모드에 들어갔다가 깨우려면 약간 딜레이 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S 버전에서는 일반 키보드처럼 USB로 직접 연결할 수도 있고

블루투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는 동시에 3개의 기기와 연결이 가능하다.

절전모드의 딜레이도 없다.

이제 일반 PC용 키보드로 이용해도 손색이 없다.

이 기능 때문인지 배터리 용량은 줄어들었다.

무선으로 사용할 때 이용가능한 시간이 조금 짧아졌다.

 

  *새롭게 추가된 연결 옵션. 왼쪽의 실버 버튼을 누르면 USB, 그 옆의 블루투스를 선택할 수 있다.

   (USB와 그 옆 블루투스 번호들 아래에 전구가 심어져 있어서 현재의 연결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소한 몇가지 부위가 달라졌다.

전반적으로 사용자들의 의견을 꼼꼼히 반영한 듯 하다.

진작에 이렇게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추가된 기능들 덕분에 디테일이 살짝 변했다.

이질감은 없고 쿼키라이터의 아우라는 그대로다.  

더 이상 아쉬운 점은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비싸다.

 

 

 

이 키보드로 무엇을 해야 할까?

 

빵을 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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